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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퇴직한 P 씨(59세)! 모처럼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자 시에서 주관하는 문화행사 중 하나인 콘서트 티켓을 구입하게 된다. 실내에서 개최하며 유명인의 콘서트라 기대에 부풀어 있고,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의 대부분은 출연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이런 공연에 익숙지 못한 P 씨는 함께하는 행동이 어딘지 모르게 머쓱하고 점점 공연에 흥미를 잃어가더니 급기야는 졸게 된다. 공연이 끝난 뒤 아내와 함께 나오면서 왠지 돈과 시간 낭비만 한 것처럼 느껴져 아내에게 불만의 목소리로 투덜거린다.
베이비붐세대는 밖에서는 직장생활에 전념하고, 집안에서는 가정경제의 부양 책임자로 삶을 살아오다 보니 여가·문화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문화생활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관련 분야의 지식이 있는 일부 특수층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이런 활동으로 소요되는 비용은 낭비의 요인으로 한 푼이라도 아끼고 그 돈으로 본인이 아닌 자식이나 부모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고 당연시까지 한다.
하지만 자녀들은 본인들이 하고픈 여가·문화생활을 맘껏 즐기면서도 부모가 자신의 여가활동의 욕구를 누르고 어렵게 번 돈을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마음은커녕 도리어 부족함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니 누구한테 하소연하지 못하며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또한 부부생활에서도 여가·문화활동으로 인한 갈등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주변에 같은 동세대의 사람들이 생활여건은 비슷한데 자주 여가활동을 하는 것을 아내가 부럽다고 해서 어쩌다 행동에 옮기면 그 시간이 즐거움보다 남편의 불만에 급기야 부부싸움으로까지 번져 다시는 함께 여가활동을 하고픈 마음이 사라지는 경우를 본다.베이비붐세대의 경우 1년 동안 문화예술(공연, 전시) 관람이나 스포츠 관람을 한 비율은 조사대상의 절반 정도(47.8%)밖에 되지 않는다(오병철, 2012). 또한 통계청(2013) 조사에서 나타났듯이 베이비붐세대의 여가활용 실태는 TV시청이 59.3%, 휴식 38.8%가 대부분이고, 창작과 취미활동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일에 파묻혀 여가생활을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고자 하는 마음인 듯 베이비붐세대의 42.3%가 노후에 여가·취미생활을 하고 싶다고 응답하기도 한다. 이제 베이비부머들도 취미생활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고 삶을 풍요롭게 하며 정부차원에서도 베이비부머들의 여가활동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함께 비용의 지원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