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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교육부 고위 공무원의 막말에 종일 매스컴이 뜨겁다. 어떤 프로에서는 "소수 엘리트라 자처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생각을 품고 있다"는 말로 격분했다. "민중은 개, 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 주면 된다" 우연히 TV를 보다 혀를 끌끌 찼다. 나도 저이의 민중이거니.
갑자기 두어 달 전에 만난 총장님이 생각났다. 대학교 취업성공패키지 때문에 소개를 받아 만났지만, 업무를 떠나 개인적으로 꼭 다시 만나고 싶은 분이다. 총장실에서 한 시간 이상 대화를 하다 보니 대학과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애정을 갖고 계시는지 존경심이 저절로 일었다. 총장실에 업무차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바쁘실 텐데도 불구하고, 점심까지 대접을 받고 나니 필자의 느낌이 일시적 착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성이 우선되어야 학습 효과도 올릴 수 있다"고 믿는 총장님은 학과 교육 첫 시간에 학생과 교수 간의 서약을 하도록 했는데 "교수 OOO은 여러분을 위해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고 서약하면 학생들은 "열심히 배우겠습니다"고 화답하면서 첫 강의를 시작한다고 한다. 이러한 서로의 선언이 교수나 학생들에게 더욱 열정적인 수업 분위기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가슴 뭉클했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한 교수와 학생들의 노력이 뒤따라 주었기에 지방 전문대학에서 보건의료 국가고시 전국 수석의 인재를 해마다 배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게다가 총장님은 학생들과 학부모님께 지속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다. 교정에서 만난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그 사진과 함께 자녀를 칭찬하는 문자를 보내면 참 좋은 반향이 인다고 했다. '자녀가 모범적으로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고, 이런 귀한 인재를 우리 학교에 보내주어 감사하다'는 총장의 문자를 받은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생각하니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결코 쉽지 않은 총장님의 실천 하나하나가 길이 되어 학생들의 인생이 빛을 찾아갈 것이라 믿는다.
늦은 저녁,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다. 필자의 사진이 들어있는 총장님의 긴 메시지. 낮의 감동이 일어나 다시 하하하 웃었다. 역시 그러시구나. 겸손하게 두 손을 모으고 대학 자랑과 아이들 자랑으로 활짝 웃으시던 총장님의 모습 덕분에 스트레스로 힘들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해관계'가 얽혀 지독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남편이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당신 요즘 잠꼬대하면서 욕하는 거 알아?" 잠꼬대야 알 리가 없지만, 자다가 물먹으러 일어났을 때 내 귀에 들린 쌍소리, 내가 욕을 하다니. 잠깐의 잠꼬대였지만 필자의 뇌 속에 있던 욕설을 알아차리고 더는 문제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서둘러 '해'를 자처하고 문제를 덮었다.
"민중을 가축"이라 말하는 것도, "학생을 자식"이라 말하는 것도 모두 그 사람의 뇌 속에 있는 생각을 표현한 것뿐이다. '인성'과 '가정교육'을 중요시하는 총장님의 가르침을 받은 엘리트가 교육부의 요직에 앉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