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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순 칼럼] 금을 받았습니다

작성자 : 가수진 (IP: *.222.101.234)    작성일 : 2022-03-30 09:17   읽음 : 483

[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깨소금 한 병과 소금 한 병이 앙증맞게 담긴 선물 상자를 받았다. "깨가 너무 쏟아져서 조금 담아 왔습니다. 소중하고 금쪽같은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로 부산으로 신혼여행을 다녀 온 팀장이 결혼식 답례로 준 예쁜 선물이다. 평소 답례로 받아왔던 선물과는 차이가 나는 감동이었다. 깨소금이 주는 의미가 다가왔다. 소금 병에 소중하고 금쪽같은 시간이라는 옷을 입힌 것도 기발했다. 사진을 찍어 혼기가 찬 자녀를 둔 몇몇 지인에게 보냈다. 부엌 찬장에 고이 올려놓고 주방에 갈 때마다 바라보며 웃는다. 아까워서 당분간은 쓰지 않고 모셔 둘 것 같다. 

 금을 받은 기분이다. 금보다 더한 선물 일지도 모른다. 요즈음 결혼을 꺼리는 젊은이들도 많다는데 제 나이에 턱 하니 결혼을 한 팀장이 이쁘다. 수년 전보다 직원들 나이가 아주 젊어졌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태어난다. 할머니 같은 마음으로 새로운 가족을 갖는 직원에게 축복의 마음을 보낸다. 결혼한 직원들도 대부분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 집도 장만해야 하고 부모님께 효도도 해야 하고, 자녀 양육에도 온 정신을 써야 하는데 집에 돌아가면 퇴근이 아니라 다시 출근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가사와 육아로 하루를 보내는 직원들이다. 

가사와 육아로 힘든 것은, 남자 직원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출근과 퇴근 시간이 정확하여, 일하는 아내를 도와 공동으로 자녀를 돌볼 수 있다는 조건이 좋아 입사한 남자 직원들은 한때 높은 급여를 받았던 회사를 퇴사하고 들어온 사람들이다. 직장 일과 가사, 육아를 나누어진 직원들이 버거울 법도 한데 늘 상냥한 웃음으로 업무에 임하는 그들이 경이롭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생긴다. 

 고용노동부 위탁사업의 특성상 고액연봉을 줄 형편이 못 된다. 해마다 오르는 최저 임금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는데,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창출한 덕분에 지금은 동종 업계 수준보다는 더 나은 급여를 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취업을 알선하는 직원들은 내담자들에게 급여가 높은 일자리를 알선하려고 노력하는데,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는 듯했다. 좋은 직원이 좋은 회사를 만든다는 걸 알기에 그들이 장기근속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수년 전부터 가족 친화인증기업에 도전했다. 주 40시간 근로시간 준수, 임산부 근로 보호, 직장 내 성희롱 금지, 육아휴직 제도 등 심사항목에 따라 실행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너무도 당연한 근로자의 권리이지만 기업 현장에서 일일이 다 실행하는 데는 어려움도 있다. 특히 육아휴직의 경우는 일 년의 공백이 생기고, 업무 특성상 정규직으로만 채용해야 하는 부서에서는 대리업무 전담자를 해고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인력의 누수가 생기기도 한다. 거의 해마다 산 전후 휴가며, 육아휴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 친화인증기업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최소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자 함이다. 

 결혼한 신부에게 부탁했다. 깨소금 같은 부부 금슬로 우리나라 출산율을 높여 달라고. 천안시 가족친화인증 우수기업 상패를 바라보며 흐뭇한 마음으로 금쪽같은 새 생명을 기다린다.

출처 : 충청일보(https://www.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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