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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순 칼럼] 스카이캐슬

작성자 : 김중환 (IP: *.222.101.234)    작성일 : 2019-04-24 08:50   읽음 : 612

손녀딸이 초등학교를 졸업한다기에 졸업식장에 갔다. 교장 선생님이 졸업장을 수여할 때마다 자신의 꿈과 희망 진로를 적은 화면이 무대 뒤에 나타났다. 총 졸업생이 40여 명이다 보니 그렇게 천천히 여유 있는 졸업식이 가능했으리라. 아이들이 가진 있는 포부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대견했다. 어린애로만 생각했던 손녀딸이 이제 자신이 정한 진로를 찾아가기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 할 일이 눈에 보이는듯하여 안쓰럽기도 했다.

우리 집에 첫 손녀로 그 아이가 태어났을 때,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것이 소망이었다. 배냇짓으로 웃기라도 하면 혼자 보기가 아까워 가족들을 부르고는 했다. 아, 태어난 지 며칠이 되지 않은 아이가 웃음을 어디서 배웠을까. 스무 시간 이상 잠을 자는 아이가 궁금해서 볼을 살그머니 꼬집어 울렸던 일, 응가를 치우며 냄새도 맡고 색깔도 보면서 온통 경이롭기만 했었다. 그 어린 손녀를 바라보며 혼자 맹세한 적이 있다. 그저 건강하게 자라기만 해도 아무 바람이 없을 것이라고.

조그만 손으로 연필을 잡고, 가방 메고 학교에 가고, 친구들을 사귀면서 자라는 아이에게 시간이 지나면서 주문이 많아졌다. 어른에게 인사해야지, 일찍 자라, 숙제는 했니, TV는 조금만 보고, 게임은 많이 하면 안 된다. 받아쓰기를 백 점 맞아오면 용돈을 주고 칭찬을 했다. 정적 강화를 위한 속내를 간직하고. 아이는 가끔 제가 잘한 것을 내게 얘기했고, 가족 카톡방에는 수시로 아이들 성적에 관한 좋은 결과에 대해 증명사진과 함께 소식이 올라왔다. 우리 내외는 누구 보다 빨리 손자 손녀를 칭찬하는 글을 올렸고, 그 글은 그대로 손녀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든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특히 사춘기 자아정체성에 눈을 뜰 때는 가장 가깝고 중요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만하다. 그래서 아이는 칭찬받을 일에 몰두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하고 싶은 일이었는지 알려고 하지 않은 채 말이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된 자랑스러운 아들을 둔 지인이 ‘스카이캐슬’을 보라고 권했다. 드라마가 중반 이상 지났을 때인 것 같다. 드라마를 보다보니, 일하는 엄마 밑에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그 어려운 의과 대학공부를 마치고 의사가 된 아들이 너무도 대견 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공부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 없이 잘 넘겨준 아들이 새삼스레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직업진로에 대한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서 김주영 역의 ‘입시코디’라는 직무가 궁금해서 하루 5편씩 모아서 며칠간 드라마를 보았다. 지인이 드라마를 추천 해 준 것처럼 소문이 났는지 시청률도 높다는 것이다. 드라마 내용의 진위에 대한 담론이 분분하다. 이제 거의 종영이 가까운 것 같다. 드라마이므로 드라마틱한 결말이 날 것이라 예견해본다.

이제 자신의 진로 계획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중학생이 된 손녀에게 어떤 코디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시작 되었다. 신생아를 바라보는 마음처럼 그저 건강하게 자라기만 하면 되는 건지. 여전히 성적이 잘 나올 때마다 칭찬과 관심으로 성적에 매달리게 해야 하는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게 무엇이든 참견하지 않고 그것을 지지해 주어야 하는지. 드라마를 보며 손녀에게 직접 진로 코디네이터가 되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위해 먼저 하고 싶은 일, 흥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묻는 일이다. 그 시작을 필자가 손녀딸을 얼마나, 어떻게 손녀를 사랑하는지 먼저 자문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내 체면과 욕심이 앞서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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