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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순 칼럼] 독립기념관로가 없어요

작성자 : 관리자 (IP: *.222.101.234)    작성일 : 2018-04-10 13:12   읽음 : 744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올해는 새해 첫날, 첫 태양을 독립기념관에서 맞이했다. 겨레의 집 계단에 서서 떠오르는 새해를 바라보며 무엇인지 모를 뭉클함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러다가 소원 비는 걸 놓쳤다. 그냥 소원이 생각나지 않았다. 가족 건강, 부와 명예, 행복 이런 단어들이 갑자기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별똥별이 쏟아지는 순간에 세 번 소원을 외쳐야 할 만큼 늘 마음속에 그리던 생각을 쏟아내야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그냥 멍하니 해를 바라보았다. 이곳이 개인의 삶을 포기하고 국가를 위해 살다간 사람들을 기리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계단을 올랐다. 떡국봉사를 하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자 국물보다 뜨겁게 웃어주었다.

 근래 몇 년간 천안지역에서 강좌가 개설된 오만클럽에서 인문학 수업을 듣는 것으로 갈증을 해소해 왔다. 오만해지려고 오만클럽 다니고 있냐는 비아냥거림에 한 달에 내는 회비가 오만 원이라 오만클럽이라고 농담으로 응수했다. 이번 주제는 '한국독립운동사'였다. 독립운동 사학자인 김주용 박사의 강의 중 독립기념관 주소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삼방로 95'라는 얘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삼방로라니? 서둘러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다. 구주소로는 목천읍 남화리 230번지다. 독립기념관로가 아니었나?

 천안에는 직산과 성거를 잇는 이봉주로도 있고, 아산 영인면에는 윤보선로가 있고, 창원에는 이순신로도 있다. 천안 톨게이트에서 아산 삼성전자로 가는 길은 삼성로로 변경했다. 경주 불국사로 갈 때는 불국사역에서 내린다. 천안으로 온 학생들은 전철을 타고 낯선 도시로 통학하면서 쌍용(나사렛대 역), 신창(순천향대 역)의 역명을 보고 길을 찾는다. 길은 어디론가 이어진 통로다. 그래서 길을 통해 우리는 목적지를 찾는다.

 더 찾기 쉬운 이름, 독립기념관로를 두고 굳이 삼방로라는 도로명을 붙인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번 주소에서 도로명 주소로 바꾼 이유가 건물의 위치를 더욱 쉽게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런데 삼방로라는 길보다 더 많이 알려진 독립기념관이라는 말이 없다. 1986년 개관한 독립기념관 진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건설된 목천 IC 역시 개통 당시 명칭은 독립기념관 나들목이었지만 다시 목천 IC로 변경하였다.

 국민의 성금으로 지어진 121만 평의 독립기념관은 세계 최대의 규모라 한다. 이곳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독립의 의지를 다시 배울 수 있는 장소로 새로 났으면 좋겠다. 내년이면 '1919년 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독립기념관 주변을 지나는 이들이 독립기념관로 라는 이정표에 한 번쯤 경건해지기를 바라는 게 무리일까? 이제는 우거진 단풍나무며 단단하게 다져진 오솔길, 그리고 철마다 다른 흑성산이 그려내는 풍경과, 민족의 얼이 담긴 독립기념관으로 세계인이 찾아오는 멋진 순례길도 가능할 것이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는 분명, 독립기념관로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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