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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순 칼럼] 두 배 벌고, 두 배 쉬는 김 기사님

작성자 : 관리자 (IP: *.222.101.234)    작성일 : 2018-04-10 11:54   읽음 : 752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 기사입니다. 제주 여행을 책임지겠습니다' 친구 지인의 추천을 받아서 예약한 그분을 만났을 때, 나이가 너무 많으신 듯했다. 출발 전 잠깐 미팅을 하면서, 하루만 예약했으니 불편하면 다음날은 다른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서로 동의했다. 그러나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백만 불짜리 습관'이라는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불쑥 떠올랐다. '내가 잘하는 일로 시간도 많고, 돈도 넘쳐나는 사람이 되자'라는 대목이 있다. 흔하디흔한 말이라 마치 '하면 된다'라는 말처럼 밑도 끝도 없이 무책임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필자는 그 말을 좋아하고 믿는다. '두 배로 벌고, 두 배로 쉴 수 있다' 그 말을 김 기사님의 안내를 받으며 다시 공감하게 되었다. 

 김 기사님은 우리가 자주 가보지 못한 제주의 속살을 보여 주었다. 겉만 홅고 지나쳤던 곳도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보여주고 싶은 곳은 우리를 설득해서 보도록 했다. 더 많이 보려고 서둘렀던 여행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대부분의 관광 안내 기사분이 목적지에서 여행객들만 내려놓고 차 안에서 기다리는데, 김 기사님은 70세가 다된 고령에도 성큼성큼 숲길을 안내한다. 사진도 찍어주고, 나무 이름도 설명하고, 제주 탄생의 역사를 늘어놓는다. 오름, 곶자왈, 성산 일출봉, 유람선 등 모든 일정에 함께하면서 사진을 찍어 주셨다. 비자림에서 하트모양의 바위 뒤에서 연출한 사진은 전문가 수준이셨다.

 김 기사님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문화유산이 제주에 있다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그런 설명 덕분에 우리도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을 품고 있는 제주에 모두들 감탄하게 되었다.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는 시구가 생각났다. 서귀포에서는 천지연 폭포를 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소로 안내를 하고 그 폭포수가 용천수라서 가능하다는 설명을 해주셨다. 돌담에 온통 다육식물이 붙어있는, 30년 공들인 찻집을 보면서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른 분들과 달리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이유에 대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 기사님은 일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했다. 틈나는 대로 아내와 함께 올레길을 걷거나 오름을 오르며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갖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택시를 운행하거나, 예약이 있을 때에만 종일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은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데 그게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제시한 방법처럼 일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본인이 하는 일을 즐기고, 전문적으로 잘하다 보니 길에서 손님을 기다리며 흘려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는 것이다.

 일이 곧 놀이라고 생각하시는 70대 김기사님께 하루 일정을 이틀로 변경하고, 예약한 비용 이외에도 팁까지 더 얹어서 드리면서도 우리는 공짜로 좋은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두 배로 벌고, 가족과 함께 두 배로 쉬는 김 기사님은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백만 불자리 습관'을 읽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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