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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칼럼] 고용 유연화, 경제활성화의 출발점

작성자 : 관리자 (IP: *.213.207.47)    작성일 : 2014-10-13 15:13   읽음 : 1,476

저성장의 주범은 왜곡된 노동구조
노동시장 경직성 과감히 깨뜨리고
일·가정 양립 도와 여성고용 늘려야

박종구 < 한국폴리텍대 이사장·경제학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제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며, 구조개혁의 핵심은 노동시장에 있다”고 역설했다. 노동시장 개혁이 경제 활성화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사례는 경기 회복이 노동시장 효율화를 통해 촉진됐음을 잘 보여준다. ‘유럽의 병자’ 소리를 듣던 독일이 유럽 경제의 우등생으로 변신한 것은 하르츠 입법과 ‘아젠다 2010’ 개혁 덕분이다. 독일은 이 일련의 개혁으로 기간제·임시직 근로 및 해고 요건을 완화했고 복지급여도 축소하는 등 새로운 고용 시스템을 정립했다. 고용의 유연성을 되살린 것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5%대 실업률, 10%를 웃도는 저축률, 엄청난 경상흑자로 상징되는 독일 경제 성적표는 뼈를 깎는 노동개혁의 산물이다.

 프랑스의 부진은 과도한 고용 보호, 경직적 노사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근로자가 50인이 넘으면 노동 관련 규제가 배 이상 늘어난다. 프랑스 소상공인이 가장 싫어하는 숫자가 ‘50’이라는 우스갯말이 널리 회자된다. 프랑스는 2013년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의 경쟁력 평가에서 중국보다 처진 28위를 기록했다. “프랑스인은 개혁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는 고(故)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지적이 의미심장하다.

 미국 경제의 회복은 구글, 페이스북 같은 혁신적 기업의 선전과 함께 노동시장의 안정에 힘입은 바 크다. 2009년 이래 실질임금이 안정됐다. 유연한 고용관계는 발 빠른 선제적 구조조정을 촉진해 제조업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미국 제조업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노동시장의 경직성 탓이 컸다. 높은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한 중국, 동남아로의 엑소더스는 본국의 제조업 공동화를 초래했다.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핵심생산인구 감소, 과잉 고용 보호가 경기 침체를 더욱 심화시켰다. 아베 신조 총리가 노동시장 개혁이 아베노믹스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동시장 개혁은 무엇보다도 고용 유연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왜곡된 노동구조가 10%대 청년실업률과 30%대 비정규직 비율의 주범이다. 한국은행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고용보호 정도가 일본이나 미국 수준으로 정상화되면 청년 고용률이 1.7~3.6%포인트 증가한다고 한다.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도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대기업 부문의 지나친 고용 보호가 중소기업의 고용 여건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노동생산성 향상도 시급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4년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6위다. 특히 노동시장 효율성은 78위에서 86위로 추락했다.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의 상대 생산성이 2012년 44.5%에 불과하다. 총생산인구에서 차지하는 핵심생산인구 비율이 2013년 33.9%까지 떨어졌다. 체계적인 기술교육을 통해 제조업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과감한 규제 혁파로 부가가치가 높은 금융, 의료, 교육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여성의 고용률을 높여야 한다. 2013년 여성 고용률 53.9%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7.4%보다 낮다. 남녀 임금격차는 최하위다. 한은·국제통화기금(IMF)의 노동개혁 보고서는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여성 경제활동 증대가 시급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과 가정의 양립은 미흡한 수준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탱하는 사회자본이 늘어나야 여성의 경제활동률과 출산율이 올라간다. 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경영성과가 국내 기업보다 양호한 이유는 여성 비율이 높고 성차별 등이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IMF는 노동시장 개혁이 부진하면 10년 후 잠재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개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박종구 < 한국폴리텍대 이사장·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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