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순 칼럼] 밥알 작성자 : 관리자 (IP: *.107.36.233) 작성일 : 2016-06-16 14:29 읽음 : 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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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갓 지어낼 적엔 서로가 서로에게 끈적이던 사랑이더니 평등이더니 찬밥 되어 물에 말리니 서로 흩어져 끈기도 잃고 제 몸만 불리는 구나' 이재무 시인의 '밥알' 이라는 시다. 사랑과 평등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얘기다. 필자는 고용노동부 위탁 사업인 취업 성공패키지 사업을 하고 있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에게 개인별 취업활동 계획에 따라 단계별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취업을 촉진하는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다. 청년 취업을 확대하기위해 ?작년 말에 추가경정예산이 추가되면서 대학졸업반까지 모집이 확대되어 긴급하게 상담사가 필요하게 되었다. 상담원이 부족하여 발을 동동 구르면서 연일 채용광고를 내고 지인들을 통해 소개를 부탁했다. 업계에서 갑자기 필요로 하는 상담사가 늘어나자 조건이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직원들의 빈자리까지 메우느라 구인전쟁을 치를 때, 필자는 결심했다. 타사의 상담원을 빼내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급여도 많지 않은 우리 회사와 함께 어려운 시기를 넘겨준 직원들에게는 어떠한 보상이라도 하리라. 가능하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근무하기 좋은 회사로 기어코 키우리라. 구인난에 큰 상처를 입어가며 어렵사리 직원들을 뽑았다. 대부분의 소기업이 그렇듯이 오겠다는 사람이 적은지라 면접을 보았는지, 보였는지 모르는 채 말이다. 취업알선 상담원으로 고용노동부 심사를 통과할만한 최저 조건만 갖추었다면 누구라도 모셔온다는 각오로 뛰었다. 한 명 두 명 상담원들이 늘어나면서 주어진 목표를 겨우 소화하기 시작했다. 자사에서 경력을 쌓았던 직원들이 모두 우리보다 나은 타사로 이동하였고, 경험도 적은 신입 직원들과 눈물겨운 사투를 벌였다. 직원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결과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상담원들이 확보되지 않았다면 어림없을 목표였다. 갓 지어낸 밥처럼 우리는 끈기로 뭉쳤다. 평등이었고 사랑이었다. 그러나 한고비를 넘기자 슬그머니 욕심이 올라왔다. 직원들 교육을 보내면서 성급하게 기대가 높아졌고, 직원들 또한 회사에 이익이 생기자 은근히 더 나은 보상을 바랐다. 이재무 시인의 '밥알'을 몇 날 며칠 음미했다. 물에 말려 제 몸만 불리기 전에 찬밥이 되어가는 우리에게 열을 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유효기간이 지나기 전에 다시 새로워져야 한다고 여겼다. 열정적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회사를 두 배 이상 성장 시킨 직원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상기해야만 했다. 인센티브를 대폭 올렸다. 찬밥이면 찜 솥이나 전자레인지에 돌려 덥힐 일이고, 물 말은 밥이라면 뭉근하게 끓여내어 쌀알이 완전히 퍼져 하나로 끈적이게 하면 될 일이다. 가장 근무하기 좋은 회사는 항상 갓 지어낸 흰 쌀밥 같아야 한다고 믿는다. 서로가 사랑하여 끈적이게 달라붙는 밥알처럼 말이다. 회사의 가치관과 비전을 믿고 작은 회사에 입사해준 직원들에게 교육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여 제 몸만 불리는 일이 없기를 결심한다. 내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에 다시 사랑의 조건을 걸면 될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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