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순칼럼] 섀클턴의 구인광고 작성자 : 관리자 (IP: *.107.36.233) 작성일 : 2016-03-28 18:07 읽음 : 1,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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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섀클턴과 25명의 대원은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남극대륙 횡단을 하기위해 웨들 해로 떠났다. 그러나 빙벽에 갇힌 배는 남극에 다가서기도 전에 10개월간 얼음 속에서 표류하다가 웨들 해의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보트를 타고 탈출한 대원들을 작은 섬에 두고 섀클턴은 대원 5명과 얼음길 1300km를 나아가 구조 요청을 했다. 결국 그들은 모두 생존했다.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서로 잡아먹지도, 폭동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 이유는 고난이 덜하거나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섀클턴이 그에 적합한 대원을 선발했기 때문이다. 섀클턴은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채용 할 수 있었을까? 런던 타임즈에 난 섀클턴의 구인광고는 이렇다. '목숨을 건 탐험에 동참할 사나이 구함. 쥐꼬리 만 한 수입에 지독한 추위. 완벽한 어둠 속에서 반복되는 위기에 맞서 수개월을 보내야 함. 무사귀환 보장 못 함. 보상은 성공 후의 영광과 인정뿐' 이 글귀를 멋지다고 생각한 이들과 태생적으로 극복하기 힘든 역경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지원했고 지원자들은 모두 혹독한 위험을 극복하고 생존했다. 요즘 직업상담사 구하기가 어렵다. 구인광고를 내고 아무리 기다려도 함께 일하겠다는 이력서가 귀하다. 고용노동부의 위탁 사업이다 보니 급여 수준이 타 중소기업에 비해 높지 않다. 더구나 신생회사이고, 전임자의 경영 미숙으로 금전적인 어려움마저 있었던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동종업체보다 높은 급여를 제시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를 공유할 실력 있고 좋은 사람들을 찾고 싶다. 아침 업무 직전에 이십 분씩 기초영어를 함께 배우고, 직원들이 교육경력을 쌓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고, 작은 이익도 어떻게 배분해 줄까 고민한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의 성장을 돕는 회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직업 진로의 길을 안내 해주고, 토닥이며 삶의 애환을 같이 이야기 할 회사, 대학생들에게 직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노동의 순진무구한 힘을 통해 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조력하는데 함께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섀클턴이 만약 '탐험대원 구함. 5년 이상의 탐험대 참여 경력 필요, 항해에 필요한 기본지식 필수, 탐험계의 스타 섀클턴과 함께 일할 기회'라고 했다면 과연 적합한 탐험대원을 모집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었을까. 여전히 구인광고는 이런 식이다. '영업직 구함, 경력 5년 이상, 업계에 관한 실용지식 필수,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에서 일할 기회, 상당한 급여와 보너스 지급' 그동안 우리 회사의 구인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면제로 집어 든 책 중의 하나. '나는 왜 이일을 하는가'에서 사이먼 사이넥은 필자의 고민을 상당 부분 해소해 주었다. 잠이 확 달아났다. 금요일 밤을 책과 함께 보낸 뒤 토요일 새벽, 해남 두륜산 가는 버스 안에서 엊저녁 잠을 불렀다. 구인광고를 다시 내는 꿈을 꾸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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