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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취업할 곳이 없다고?

작성자 : 관리자 (IP: *.107.35.201)    작성일 : 2015-06-16 11:20   읽음 :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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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충남 당진에 있는 ㈜선진정공이라는 기업에 다녀왔다. 마침 현장에서 굴삭기 부품 용접 품질검사를 위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요일마다 생산품질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도출하는 행사란다. 굴삭기, 각종 캠핑카, 레미콘, 특장차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설립자인 박성수 회장의 피와 땀이 결집된 기술집약적 우수기업이다.

박성수 회장의 삶은 한편의 휴먼드라마와 같다. 그는 60년대 말 재건중학교(5.16 이후 재건국민운동의 일환으로 설립된 학력무인정 중학과정)를 중퇴하고 어린 나이에 상경했다. 20대까지 구두닦이, 화물차 조수, 운전기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모은 돈으로 화물차 한 대를 구입해 운수업을 시작했다. 때마침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운수업은 호황을 누렸다. 국가경제를 일으키는 길은 제조업에 있다고 판단한 그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국내에 전무했던 레미콘 등 특장차 제조에 뛰어들었다. 30년간 한 우물을 판 덕분에 지금은 8개의 계열사, 연 매출 2천억 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의 인생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을 닮아있다.

박성수 회장은 취업난으로 힘들어 하는 청년들에게 “요즘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정작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중소기업에서도 열심히 기술을 배우면 대기업 못지않은 성공을 이룰 수 있다”며, “청년들이 힘든 일은 기피하고, 쉽고 편한 고액 연봉의 일자리만 찾다보니 황금 같은 젊은 시절을 답답한 고시원에서 허송한다. 일학습병행제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서도 얼마든지 자기계발을 할 수 있고, 기술을 배우면 정년이 없는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5월말 기준 청년실업률(15∼29세)은 9.3%로 나타났다. 5월 기준으로는 1999년 5월 11.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청년층의 실질 실업률은 30.9%라고 하니 청년 3명 중 1명이 실업자라는 말이다. 정부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일자리 창출과 고용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세계경제의 위축, 내수경기 둔화로 청년실업을 타개할 돌파구가 없다. 이제는 청년실업자 스스로가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면 무조건 취직이 되던 산업화 초기 시대가 아니다.

한국폴리텍대학 1년 과정에 입학한 학생들의 58%가 전문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 U턴 현상이다. K씨도 6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과에 입학했다. 인문학을 전공해 생소한 공학이론이 부담스러웠지만, 실무형 교육훈련과정 덕분에 1년 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국가기술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했다. 인천남동공단의 S기계에 취업한 그는 현장 생산사원에서 5년 만에 인사와 총무를 담당하는 관리부 차장으로 승진했다. 이 회사의 대표는 “K씨는 인문학과 기술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이기 때문에 회사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외국 수출 상담까지 척척해낸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청년들이 기술을 배워 제2·3의 박성수 회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